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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기에는 왜 거대한 곤충이 살았을까? 산소가 많아서였을까

읽는 시간 약 15분

약 3억 년 전 석탄기 지구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숲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거대한 석송류 식물이 습지를 뒤덮었고, 오늘날 잠자리와 비슷한 모습의 대형 곤충이 하늘을 날았습니다.

carboniferous giant insects

대표적으로 메가네우라(Meganeura)는 날개폭이 약 70cm에 가까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도 석탄기와 페름기의 일부 그리펜플라이가 날개폭 약 70cm까지 성장했다고 설명합니다.

또 지상에는 몸길이 수 m에 이르는 아르트로플레우라 같은 거대한 절지동물도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곤충과 절지동물은 왜 이렇게 거대해질 수 있었을까요?

오랫동안 가장 유명한 설명은 높은 산소 농도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산소만으로 거대 곤충의 크기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석탄기는 언제였을까?

석탄기(Carboniferous)는 약 3억 5,900만 년 전부터 약 2억 9,900만 년 전까지 이어진 지질시대입니다.

이 시기에는 따뜻하고 습한 지역을 중심으로 거대한 숲과 습지가 발달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의 Deep Time 전시에서도 석탄기를 약 3억 5,900만~2억 9,900만 년 전으로 소개하며, 거대한 나무와 대형 절지동물이 살던 시기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석송류인 레피도덴드론 같은 식물은 높이가 수십 m까지 자랐습니다.

이 거대한 숲은 훗날 석탄층이 형성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왜 이름이 석탄기일까?

석탄기라는 이름은 이 시대에 형성된 방대한 석탄층에서 유래합니다.

당시 넓은 습지에는 많은 식물이 자랐습니다.

식물이 죽으면 습지의 물속에 쌓였고, 일부는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채 매몰됐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식물성 유기물이 압력과 열을 받아 석탄으로 변했습니다.

특히 당시 식물에는 리그닌이라는 단단한 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이를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생물이 많지 않아 막대한 양의 탄소가 지층에 묻혔을 가능성이 제시돼 왔습니다.

당시 산소 농도는 지금보다 높았을까?

오늘날 대기 중 산소 농도는 약 21%입니다.

반면 석탄기 후반에는 산소 농도가 훨씬 높았던 시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부 지질학적 모델에서는 산소 비율이 약 30~35%까지 올라갔을 가능성이 제시돼 왔습니다. 스미스소니언도 후기 석탄기에 산소 농도가 최대 약 35%까지 올라갔다는 전통적인 해석을 소개합니다.

다만 고대 대기의 산소 농도는 직접 측정할 수 있는 값이 아닙니다.

암석과 동위원소, 숯 화석 등 여러 간접 자료를 이용해 복원하기 때문에 연구에 따라 추정치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연구에서는 후기 고생대 산소 농도와 거대 곤충 사이의 단순한 관계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곤충은 폐로 숨 쉬지 않는다

거대 곤충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곤충의 호흡 구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폐로 공기를 들이마신 뒤 혈액을 이용해 산소를 몸 전체로 운반합니다.

곤충은 방식이 다릅니다.

몸 옆에는 기문(spiracle)이라고 불리는 작은 구멍이 있고, 이 구멍은 몸속의 기관(trachea)이라는 관과 연결돼 있습니다.

기관은 다시 더 가느다란 관으로 갈라져 조직 가까이까지 이어집니다.

산소가 이 관을 통해 이동해 세포에 전달됩니다.

이런 기관계 구조가 곤충의 몸 크기와 관련 있다는 가설이 오랫동안 제기돼 왔습니다.

높은 산소가 거대 곤충에게 유리했을까?

전통적인 가설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몸이 커질수록 몸 표면에서 안쪽 조직까지의 거리가 멀어집니다.

오늘날처럼 산소 농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기관을 통해 몸 깊숙한 조직까지 충분한 산소를 전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반면 대기 중 산소 농도가 높다면 같은 기관계에서도 더 많은 산소가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석탄기의 높은 산소 농도가 대형 곤충 진화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했다는 설명이 오랫동안 널리 받아들여졌습니다.

메가네우라는 얼마나 컸을까?

석탄기 거대 곤충을 대표하는 생물이 메가네우라입니다.

겉모습은 오늘날 잠자리와 매우 비슷하지만 정확히 현대 잠자리와 같은 그룹은 아닙니다.

메가네우라를 비롯한 일부 고대 그리펜플라이는 날개폭이 60~70cm에 달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은 메가네우라의 날개폭이 약 70cm에 가까웠다고 설명합니다. 오늘날 가장 큰 잠자리류와 비교하면 매우 큰 크기입니다.

현대의 큰 잠자리 날개폭이 대략 15cm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합니다.

몸길이 2m가 넘는 절지동물도 있었다

석탄기와 초기 페름기에는 곤충뿐 아니라 다른 절지동물도 거대했습니다.

대표적인 생물이 아르트로플레우라(Arthropleura)입니다.

거대한 노래기와 비슷한 모습으로 복원되는 이 동물은 현재까지 알려진 육상 절지동물 가운데 가장 거대한 종류로 평가됩니다.

최근 연구와 화석을 토대로 몸길이는 약 2.5m 이상에 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은 최대 약 9피트, 즉 약 2.7m에 이르는 아르트로플레우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후기 고생대에는 거대 절지동물이 단 한 종류만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산소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과거의 단순한 설명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2026년 Natur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곤충의 비행근 내부 기관소관 구조를 여러 종에서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몸 크기가 커져도 기관소관이 차지하는 공간이 예상만큼 급격하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멸종한 거대 곤충인 Meganeuropsis까지 확장해 분석한 결과, 기관을 통한 산소 확산 자체가 곤충의 최대 크기를 반드시 제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즉

‘산소 농도가 높아서 곤충이 커질 수 있었다’

라는 설명이 완전히 틀렸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예전처럼 유일하고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2026년 연구는 무엇을 바꿨을까?

오랫동안 곤충의 크기 한계는 산소가 기관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느냐로 설명됐습니다.

하지만 2026년 연구에서는 44종의 곤충과 10개 목, 1,320개 이상의 미세구조 이미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몸무게가 1만 배 차이 나는 곤충들을 비교해도 비행근에서 기관소관이 차지하는 공간은 약 1.8배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부분의 종에서 기관소관이 차지하는 비율도 1% 이하였습니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단순한 산소 확산 한계만으로 현대 곤충이 작고 고생대 곤충이 컸던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생태적 요인과 진화적 요인도 더욱 중요하게 다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높은 산소는 아무 영향도 없었을까?

그렇게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산소 농도가 곤충의 성장이나 활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실험 연구도 존재합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산소 농도가 높은 환경에서 일부 곤충의 몸 크기가 증가하거나, 낮은 산소 환경에서는 큰 몸집이 불리해지는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높은 산소 농도가 대형 곤충의 진화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거대화 현상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기의 밀도도 비행에 영향을 줬을까?

대형 비행 곤충에게는 몸을 공중에 띄우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산소가 풍부한 대기가 비행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었을 가능성도 제시됐습니다.

더 높은 대기압이나 공기 밀도 조건이라면 날개가 만들어내는 양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스미스소니언도 석탄기 거대 비행 곤충을 설명하면서 산소 증가와 대기 조건이 비행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고대 대기압을 정확하게 복원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이 역시 하나의 가설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당시 숲도 중요한 역할을 했을까?

석탄기에는 거대한 습지 숲이 넓게 발달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의 화석 전시에서는 높이 약 120피트, 약 36m까지 자랐던 레피도덴드론 같은 석송류 나무가 당시 풍경을 지배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숲은 절지동물에게 매우 넓은 서식 공간과 다양한 먹이 자원을 제공했습니다.

식물을 먹는 생물이 증가하면 이를 사냥하는 포식성 곤충에게도 더 많은 먹이가 생깁니다.

따라서 거대한 숲과 복잡한 생태계 역시 대형 절지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 가운데 하나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메가네우라는 무엇을 먹었을까?

메가네우라는 포식성 곤충이었던 것으로 봅니다.

오늘날 잠자리처럼 공중에서 다른 작은 절지동물을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 이미 여러 종류의 날개 달린 곤충이 등장하고 있었고, 식물과 곤충 사이의 관계도 다양해지고 있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의 석탄기 화석 자료에서도 약 3억 년 전 습지 생태계에 다양한 초기 날개곤충과 바퀴류, 절지동물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대형 포식성 비행곤충이 살아갈 수 있는 먹이망도 이미 존재했습니다.

당시에는 새가 없었다

생태적 경쟁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석탄기에는 아직 새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익룡 역시 훨씬 뒤인 중생대에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하늘을 나는 대형 척추동물 포식자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큰 곤충은 새나 박쥐 같은 비행 척추동물과 먹이 및 공간을 두고 경쟁하고, 이들의 먹이가 되기도 합니다.

반면 석탄기에는 그런 경쟁자가 없었습니다.

이런 환경이 대형 비행곤충에게 유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새가 없었기 때문에 곤충이 커졌다’는 것 역시 직접적으로 입증된 단일 원인은 아닙니다.

왜 거대한 곤충은 결국 사라졌을까?

후기 고생대 이후 대기와 생태계는 크게 변했습니다.

산소 농도가 낮아진 시기도 있었고, 기후가 건조해지면서 광대한 석탄기 습지 숲이 줄었습니다.

동시에 육상 척추동물도 점점 다양해졌습니다.

이후 중생대에는 익룡과 조류 같은 비행 척추동물까지 등장했습니다.

과거 연구에서는 후기 고생대 이후 산소 농도의 감소가 거대한 곤충의 쇠퇴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제시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를 고려하면 산소 감소 하나만으로 모든 거대 곤충의 소멸을 설명하기보다는 기후, 서식지, 경쟁자와 포식자의 변화가 함께 영향을 줬다고 보는 편이 적절합니다.

석탄기에는 모든 곤충이 거대했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석탄기라고 해서 모든 곤충이 현대 곤충보다 거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도 다양한 크기의 절지동물이 존재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의 석탄기 화석 목록에는 대형 절지동물뿐 아니라 작은 갑각류와 좀류, 바퀴류, 초기 날개곤충 등 다양한 크기의 생물이 포함돼 있습니다.

우리가 석탄기를 ‘거대 곤충 시대’라고 기억하는 이유는 메가네우라와 아르트로플레우라처럼 극단적으로 큰 종류가 특히 유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석탄기 생태계 전체가 거대한 곤충으로만 가득 차 있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메가네우라는 진짜 잠자리일까?

메가네우라는 흔히 ‘거대 잠자리’라고 불립니다.

외형도 잠자리와 매우 비슷합니다.

하지만 엄밀하게는 현대 잠자리와 완전히 같은 그룹은 아닙니다.

메가네우라와 그 친척들은 흔히 그리펜플라이 또는 Meganisoptera라는 멸종한 그룹으로 분류됩니다.

현대 잠자리와 가까운 친척이지만 별도의 고대 계통입니다.

따라서 ‘잠자리와 비슷한 거대 고대 곤충’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아르트로플레우라도 산소 때문에 거대해졌을까?

아르트로플레우라는 곤충이 아니라 다지류와 가까운 절지동물입니다.

산소가 풍부한 석탄기 환경이 이 동물의 거대한 몸집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도 오랫동안 제시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2024년 새로운 머리 화석 연구를 통해 아르트로플레우라가 노래기 계통과 가까운 특징을 가졌다는 사실이 더 명확해졌지만, 성체의 정확한 호흡 구조는 여전히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르트로플레우라의 거대한 몸집도 단순히 산소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거대 곤충은 다시 나타날 수 있을까?

오늘날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갑자기 30% 이상으로 올라간다고 해서 메가네우라 같은 거대 곤충이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진화는 특정 환경 조건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대 생태계에는 새와 박쥐, 포식성 척추동물 등 석탄기와 전혀 다른 경쟁자가 존재합니다.

식물과 기후, 서식 환경도 다릅니다.

또 2026년 연구처럼 곤충의 크기 한계를 기관계의 산소 확산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는 증거도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높은 산소 농도는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입니다.

석탄기 거대 곤충 연구가 중요한 이유

거대한 고대 곤충 연구는 단순히 ‘옛날 벌레가 얼마나 컸나’를 알아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생물의 몸 크기가 환경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연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 중 산소 농도

호흡기관의 구조

기후

포식자와 경쟁자

비행 능력

먹이의 양

생태적 공간

같은 요소들이 몸 크기 진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2026년 Nature 연구는 오랫동안 정설처럼 알려졌던 설명도 새로운 자료에 따라 수정될 수 있다는 좋은 사례입니다.

고생물학에서는 화석뿐 아니라 현대 생물의 생리학과 지질학적 데이터를 함께 비교하면서 과거 생태계를 복원합니다.

정리

석탄기에는 오늘날보다 훨씬 큰 절지동물이 존재했습니다.

메가네우라와 가까운 거대 비행곤충은 날개폭이 약 70cm에 달했고, 아르트로플레우라는 몸길이가 2m를 훌쩍 넘었습니다.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혀온 것은 높은 대기 중 산소 농도입니다.

석탄기 후반의 산소 농도는 일부 추정에서 약 30~35%까지 올라갔으며, 높은 산소가 곤충의 기관계 호흡을 돕고 큰 몸을 유지하는 데 유리했을 가능성이 제시돼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설명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습니다.

2026년 Nature 연구에서는 기관을 통한 산소 공급 자체가 곤충의 최대 몸 크기를 제한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아니라는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따라서 석탄기의 거대 곤충은 단순히 ‘산소가 많아서 커졌다’고 설명하기보다 높은 산소 농도와 풍부한 습지 생태계, 경쟁자와 포식자의 구성, 진화적 조건 등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석탄기 거대 곤충은 과거 지구의 대기와 생태계가 지금과 얼마나 달랐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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