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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5대 대멸종 한눈에 정리, 생물은 왜 반복해서 사라졌을까?

읽는 시간 약 25분

지구 생명의 역사는 새로운 생물이 등장하고 번성한 이야기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five mass extinctions

때때로 지구 환경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생물이 짧은 지질학적 시간 안에 사라지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이를 대멸종이라고 합니다.

특히 지난 약 5억 년 동안 화석 기록에서 규모가 매우 컸던 다섯 번의 사건을 흔히 ‘5대 대멸종’이라고 부릅니다.

스미스소니언 역시 오르도비스기 말, 데본기 후기, 페름기 말, 트라이아스기 말, 백악기 말의 다섯 사건을 대표적인 5대 대멸종으로 구분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다섯 번의 대멸종이 모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빙하기가 생태계를 무너뜨린 적도 있었고, 거대한 화산활동이 지구를 뜨겁게 만든 적도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거대한 소행성 충돌이 공룡 시대를 끝냈습니다.

그렇다면 5대 대멸종은 각각 언제 일어났고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대멸종이란 무엇일까?

생물 종은 평상시에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사라집니다.

이를 배경멸종이라고 합니다.

환경 변화나 경쟁, 질병, 먹이 감소 등 여러 이유로 일부 종이 멸종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진화 과정입니다.

하지만 대멸종은 규모가 다릅니다.

지질학적으로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매우 많은 생물군이 동시에 사라집니다.

즉 특정 지역에서 몇 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바다와 육지의 생태계 구조 자체가 크게 바뀔 정도의 사건입니다.

화석 기록에서는 이런 시기에 여러 생물군이 거의 동시에 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대 대멸종은 언제 발생했을까?

대표적인 5대 대멸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 – 약 4억 4,400만 년 전
  2. 데본기 후기 대멸종 – 약 3억 7,200만~3억 5,900만 년 전 사이 여러 차례
  3. 페름기 말 대멸종 – 약 2억 5,200만 년 전
  4.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 – 약 2억 100만 년 전
  5. 백악기 말 대멸종 – 약 6,600만 년 전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사건은 페름기 말 대멸종입니다.

반면 가장 유명한 것은 비조류 공룡이 사라진 백악기 말 대멸종입니다.

1.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

첫 번째 5대 대멸종은 약 4억 4,4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 말에 발생했습니다.

당시에는 복잡한 육상 생태계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생물 대부분이 바다에 살았습니다.

그래서 멸종 피해 역시 해양생물에 집중됐습니다.

  • 삼엽충
  • 완족류
  • 필석류
  • 태형동물
  • 코노돈트

등이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일부 추정에서는 당시 해양 생물종의 상당수가 사라졌을 것으로 봅니다.

첫 번째 대멸종의 원인은 추위였다

오르도비스기 대부분은 비교적 따뜻했습니다.

그런데 말기에 기후가 급격하게 냉각됐습니다.

남극 부근에 위치했던 곤드와나 대륙에 거대한 빙하가 만들어졌습니다.

빙하가 커지면 바닷물이 육지의 얼음으로 저장됩니다.

그 결과 해수면이 낮아집니다.

당시 해양생물의 상당수는 대륙 주변의 얕은 바다에 살고 있었습니다.

해수면이 떨어지면서 이 광대한 서식지가 사라졌습니다.

즉

지구 냉각 → 빙하 확대 → 해수면 하강 → 얕은 바다 감소

라는 연쇄적인 변화가 발생한 것입니다.

한 번 추워지고 끝난 것이 아니었다

오르도비스기 말 대멸종은 하나의 순간적인 사건이라기보다 두 단계의 멸종으로 자주 설명됩니다.

처음에는 급격한 냉각과 해수면 하강이 생물을 공격했습니다.

이후 기후가 다시 따뜻해지고 빙하가 녹으면서 바다 환경이 또 급격하게 변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 단계에서는 바닷속 산소가 부족한 무산소 환경이 확대됐을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즉 추워진 것뿐 아니라 이후 다시 변하는 과정 자체도 생태계에 큰 스트레스를 줬습니다.

삼엽충은 이때 멸종했을까?

아닙니다.

많은 삼엽충 계통이 사라졌지만 전체가 멸종한 것은 아닙니다.

살아남은 삼엽충은 이후 실루리아기와 데본기에도 계속 번성했습니다.

삼엽충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훨씬 뒤인 페름기 말입니다.

2. 데본기 후기 대멸종

두 번째는 데본기 후기의 멸종 사건입니다.

데본기는 흔히 ‘물고기의 시대’라고 불립니다.

턱을 가진 물고기가 크게 다양해졌고, 둔클레오스테우스 같은 거대한 갑주어도 등장했습니다.

최초의 숲이 육지에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약 3억 7천만 년 전을 전후로 여러 차례의 멸종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데본기 대멸종은 하나의 순간적인 사건이라기보다 긴 시간에 걸쳐 반복된 생태계 위기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데본기 멸종에서는 무엇이 사라졌을까?

특히 열대 얕은 바다의 생태계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산호초를 형성하던 생물들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완족류와 삼엽충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갑주어를 포함한 여러 물고기 계통 역시 후기 데본기와 그 이후 크게 쇠퇴했습니다.

당시 해양 생태계의 구조 자체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원인은 아직 하나로 정리되지 않았다

데본기 후기 대멸종은 5대 대멸종 가운데 원인이 가장 복잡한 사건 중 하나입니다.

후보로는

  • 해양 무산소
  • 기후 변화
  • 대규모 화산활동
  • 육상식물의 확산
  • 영양염 증가

등이 제시됩니다.

특히 바닷속 산소가 크게 줄어든 현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증거가 많습니다.

육지에 숲이 생긴 것이 바다를 죽였을까?

흥미로운 가설 중 하나입니다.

데본기에는 뿌리가 깊은 대형 식물이 육지에 확산했습니다.

식물 뿌리가 암석을 부수고 풍화를 촉진하면 인과 같은 영양분이 강을 통해 바다로 많이 흘러갈 수 있습니다.

영양분이 증가하면 조류와 플랑크톤이 크게 번성합니다.

이 생물이 죽은 뒤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산소를 소비합니다.

결과적으로 바닷속 산소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날 호수와 연안에서 발생하는 부영양화와 비슷한 원리입니다.

따라서 육지 생태계의 혁신이 오히려 바다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데본기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거대한 갑주어들이 사라지면서 바다 포식자의 구성이 달라졌습니다.

상어와 경골어류 계통이 이후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육지에서는 척추동물이 점차 본격적으로 육상 환경에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멸종은 많은 생물을 사라지게 했지만 살아남은 계통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3. 페름기 말 대멸종

세 번째 사건은 5대 대멸종 중 가장 심각했습니다.

약 2억 5,200만 년 전 페름기 말에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은 흔히 ‘Great Dying’이라고 불립니다.

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의 종합 연구에서는 당시 해양 생물종의 약 81~94%가 사라졌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육상 척추동물 역시 엄청난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시까지 존재했던 생태계가 사실상 붕괴한 사건입니다.

삼엽충의 역사가 여기에서 끝났다

삼엽충은 캄브리아기부터 약 2억 7천만 년 가까이 살아남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번의 대멸종을 견뎠습니다.

하지만 페름기 말 위기는 넘기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삼엽충 계통이 이때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고생대를 대표했던 생물의 역사가 끝난 순간입니다.

원인은 시베리아의 초대형 화산활동

현재 가장 유력한 원인은 시베리아 트랩의 대규모 화산활동입니다.

현재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엄청난 양의 마그마가 장기간 분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막대한 화산가스가 대기 중에 방출됐습니다.

Nature의 종합 연구들은 시베리아 트랩 화산활동과 페름기 말 생태계 붕괴 사이의 강한 시간적 연관성을 보여줍니다.

화산 하나가 어떻게 세계를 무너뜨렸을까?

문제는 단순히 용암이 생물을 덮친 것이 아닙니다.

화산활동 → 온실가스 증가 → 지구 온난화

가 시작됐습니다.

바다가 따뜻해지면 물에 녹을 수 있는 산소의 양이 감소합니다.

동시에 생물의 대사율은 증가해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합니다.

필요한 산소는 늘어나는데 바다의 산소는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해양 순환 변화와 산성화까지 겹쳤습니다.

결국 많은 해양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크게 줄었습니다.

바다가 산성화되고 산소도 사라졌다

페름기 말에는

  • 극단적인 온난화
  • 해양 무산소
  • 해양 산성화
  • 산성비
  • 오존층 손상 가능성
  • 독성 물질 증가

등 다양한 환경 문제가 동시에 발생했을 것으로 연구됩니다.

그래서 페름기 대멸종의 규모가 유독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는 이 사건을 하나의 원인보다 화산활동에서 시작된 여러 환경 스트레스가 연쇄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설명합니다.

생태계 회복에도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멸종이 끝났다고 바로 이전과 같은 생태계가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서도 페름기 말 이후 해양 생태계가 안정적인 구조로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으로 봅니다.

일부 생물군은 빠르게 다양해졌지만 복잡한 먹이망이 다시 형성되기까지는 수백만 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 새로운 세계가 바로 중생대의 시작이었습니다.

공룡 등장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줬다

페름기 말 대멸종이 끝나면서 고생대 생태계의 많은 자리가 비었습니다.

트라이아스기에는 새로운 파충류 집단들이 빠르게 다양해졌습니다.

그리고 약 2억 3천만 년 전 최초의 공룡이 등장했습니다.

공룡이 페름기 대멸종 직후 바로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대멸종이 기존 생태계를 재편하면서 이후 공룡이 번성할 수 있는 세계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

네 번째 대멸종은 약 2억 1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말에 발생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이미 초기 공룡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공룡이 육상 생태계를 완전히 장악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지배파충류와 대형 양서류, 다양한 파충류들이 공룡과 경쟁하고 있었습니다.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은 이런 경쟁 구도를 크게 바꿨습니다.

원인은 거대한 화산활동으로 본다

당시 판게아 대륙이 갈라지기 시작하면서 현재 대서양이 형성되는 지역을 따라 엄청난 규모의 화산활동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중앙대서양 마그마 대지 또는 CAMP라고 부릅니다.

스미스소니언은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이 현재 대서양 주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화산분출 시기와 일치한다고 설명합니다.

화산활동으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면서 기후와 해양 환경이 크게 변했습니다.

지구가 다시 뜨거워졌다

페름기 말과 마찬가지로 트라이아스기 말에도 대규모 화산활동에 따른 급격한 탄소 순환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 기온 상승
  • 해양 산성화
  • 산소 감소

등이 생물에게 스트레스를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해양에서는 완족류와 연체동물, 암모노이드 일부 계통 등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육지에서도 여러 대형 파충류와 양서류 계통이 사라졌습니다.

공룡에게는 결정적인 기회가 됐다

초기 공룡은 트라이아스기에 이미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지배파충류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에서 경쟁하던 많은 동물군이 사라졌습니다.

공룡 계통은 살아남았습니다.

이후 쥐라기에 들어서면서 공룡은 육상 생태계의 지배적인 대형 척추동물로 빠르게 다양해졌습니다.

즉 공룡의 탄생보다 공룡의 본격적인 번성을 가능하게 한 사건으로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을 볼 수 있습니다.

대멸종은 누군가에게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 특징은 5대 대멸종에서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많은 종에게 대멸종은 재앙입니다.

하지만 살아남은 소수의 생물에게는 경쟁자가 사라진 새로운 세계가 열립니다.

먹이와 서식 공간이 비고 새로운 생태적 틈새가 만들어집니다.

트라이아스기 말에는 공룡이 그 기회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용한 집단 중 하나였습니다.

5. 백악기 말 대멸종

마지막 5대 대멸종은 약 6,600만 년 전 일어났습니다.

가장 유명한 대멸종입니다.

  • 비조류 공룡
  • 모사사우루스
  • 익룡
  • 암모나이트

등이 이 사건을 넘지 못했습니다.

스미스소니언은 백악기 말 대멸종에서 육상과 해양의 수많은 생물이 사라졌고 모든 비조류 공룡이 멸종했다고 설명합니다.

원인은 거대한 소행성 충돌

현재 가장 강하게 지지되는 원인은 칙술루브 소행성 충돌입니다.

약 10~15km 크기의 소행성이 현재 멕시코 유카탄반도 지역에 충돌했습니다.

이 충돌은 약 180~200km 크기의 거대한 충돌구를 만들었습니다.

충돌 직후에는

  • 엄청난 충격파
  • 거대한 쓰나미
  • 대규모 화재
  • 고온의 파편

등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생태계를 붕괴시킨 핵심은 이후의 기후 변화였습니다.

소행성보다 먼지가 더 무서웠다

충돌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암석과 먼지가 대기 중으로 날아갔습니다.

황산염 에어로졸과 화재에서 나온 그을음도 추가됐습니다.

햇빛이 지표에 도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지구 기온이 빠르게 떨어졌습니다.

광합성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식물이 감소했습니다.

초식동물이 먹이를 잃었습니다.

육식동물 역시 먹이가 줄었습니다.

바다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감소하면서 먹이망이 붕괴했습니다.

즉 직접적인 충돌보다 충돌 이후 발생한 전 지구적 ‘충돌 겨울’이 장기적인 멸종을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공룡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비조류 공룡이 멸종했습니다.

새는 수각류 공룡의 한 계통입니다.

따라서 조류는 공룡입니다.

일부 작은 조류 계통이 백악기 말 대멸종을 살아남았습니다.

그 후 크게 다양해져 현재 약 1만 종 이상의 새가 존재합니다.

즉 공룡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고 표현하기보다 거대한 비조류 공룡의 시대가 끝났다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포유류 시대가 시작됐다

공룡 시대에도 포유류는 이미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몸집이 작았습니다.

대멸종 이후 대형 공룡이 차지하던 생태적 공간이 비었습니다.

포유류는 빠르게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나중에는

  • 고래
  • 코끼리
  • 말
  • 육식동물
  • 영장류

등 매우 다양한 포유류 계통이 등장했습니다.

수천만 년 뒤 인간 역시 이런 진화 과정에서 등장하게 됩니다.

5대 대멸종 비교표

대멸종약 시기주요 원인 후보대표적인 피해
오르도비스기 말4억 4,400만 년 전급격한 냉각, 빙하 확대, 해수면 하강, 무산소삼엽충·완족류·필석류 등
데본기 후기3억 7천만 년 전 전후해양 무산소, 영양염 변화, 기후·화산활동산호초 생태계·갑주어·삼엽충 등
페름기 말2억 5,200만 년 전시베리아 트랩 화산활동, 온난화, 무산소, 산성화삼엽충 완전 멸종 등
트라이아스기 말2억 100만 년 전CAMP 화산활동, 온난화·해양 변화여러 지배파충류·양서류·해양생물
백악기 말6,600만 년 전칙술루브 소행성 충돌비조류 공룡·암모나이트·모사사우루스 등

가장 큰 대멸종은 무엇일까?

페름기 말 대멸종입니다.

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는 페름기 말에 약 81~94%의 해양 생물종이 사라졌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현생누대의 멸종 사건 중 가장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래서 페름기 말 대멸종을 ‘Great Dying’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반면 백악기 말 대멸종은 규모 자체로는 페름기보다 작지만 공룡이 사라졌기 때문에 가장 유명합니다.

가장 오래 걸린 대멸종은 무엇일까?

대멸종의 정확한 지속 기간을 서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화석 기록의 해상도가 시대와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데본기 후기 멸종은 하나의 짧은 사건보다 수백만 년 동안 여러 번의 멸종 위기가 이어진 형태로 이해됩니다.

반대로 백악기 말 칙술루브 충돌은 대멸종의 방아쇠가 된 사건이 매우 갑작스럽게 발생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대멸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다섯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은 다릅니다.

하지만 결과를 보면 몇 가지 공통적인 패턴이 있습니다.

기온이 급격하게 변합니다.

해수면이 변합니다.

바닷속 산소가 감소합니다.

해양의 산성도가 변합니다.

식물이나 플랑크톤 생산성이 줄어듭니다.

먹이망이 붕괴합니다.

서식지가 사라집니다.

즉 생물이 견딜 수 있는 환경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 공통적입니다.

화산활동이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이유

5대 대멸종 가운데 여러 사건에서 대규모 화산활동이 중요한 원인 후보로 등장합니다.

일반적인 화산 하나가 폭발한 정도가 아닙니다.

수십만 년에 걸쳐 광대한 지역에 엄청난 양의 용암이 분출되는 대규모 화성활동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황 화합물 등 막대한 양의 기체가 방출될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에어로졸이 기온을 낮출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가 온난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바다의 산소와 산성도까지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대규모 화산활동은 생태계를 한 가지 방식이 아니라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압박할 수 있습니다.

소행성 충돌은 백악기 말뿐일까?

지구에는 백악기 말 이전과 이후에도 수많은 천체가 충돌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5대 대멸종 가운데 거대한 소행성 충돌이 주된 원인으로 확실하게 받아들여지는 사건은 백악기 말 대멸종입니다.

오르도비스기나 페름기 등에도 충돌 가설이 제시된 적이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부족합니다.

즉 ‘대멸종 = 소행성’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지구 내부에서 발생한 화산활동과 기후 변화가 주요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대멸종이 없었다면 인간도 없었을까?

정확히 확인할 수 없는 가정이지만 지금과 같은 생물 진화 역사는 존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 백악기 말 비조류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포유류가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다양해졌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트라이아스기 말 대멸종이 없었다면 공룡이 육상 생태계를 지배하게 됐을지도 불확실합니다.

페름기 말 생태계가 그대로 유지됐다면 중생대 동물군 역시 전혀 다른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대멸종은 생명을 파괴하지만 동시에 진화의 방향을 크게 바꾸는 사건입니다.

살아남은 생물에는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

대멸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생존 공식은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건에서는 몇 가지 특징이 유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작은 몸집
  • 다양한 먹이를 먹는 능력
  • 넓은 서식 환경
  • 빠른 번식
  • 굴을 파거나 물속에 숨는 행동
  • 환경 변화에 대한 높은 내성

등입니다.

반대로 매우 특정한 먹이나 환경에 의존하는 전문화된 생물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큰 동물은 항상 불리했을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평상시에는 큰 몸집이 포식자를 피하거나 경쟁에서 우위를 얻는 데 유리합니다.

하지만 생태계가 붕괴하면 큰 몸은 많은 먹이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됩니다.

백악기 말처럼 광합성과 먹이망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대형 동물이 필요한 에너지를 확보하기 매우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대멸종 이후 초기 생태계에서 비교적 작은 동물이 많이 살아남는 패턴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생태계는 얼마나 걸려 회복될까?

종 숫자가 다시 늘어나는 것과 복잡한 생태계가 회복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일부 생물은 대멸종 이후 비교적 빠르게 번성합니다.

하지만 포식자와 초식동물, 생산자 등 여러 단계가 연결된 복잡한 먹이망을 다시 만드는 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페름기 말 이후의 경우 안정적인 생태계 회복에 수백만 년이 걸렸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2026년 연구에서도 페름기 말 이후 해양 생태계의 회복이 단순한 한 번의 반등이 아니라 여러 단계에 걸쳐 진행됐다고 설명합니다.

대멸종 이전의 생태계가 그대로 돌아오지는 않는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대멸종에서 사라진 계통은 다시 생기지 않습니다.

대신 살아남은 다른 계통이 빈 공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대멸종 이후의 세계는 이전 세계의 복원판이 아닙니다.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집니다.

페름기 이후에는 중생대 생태계가 시작됐습니다.

트라이아스기 말 이후에는 공룡이 번성했습니다.

백악기 말 이후에는 포유류가 크게 다양해졌습니다.

대멸종은 지구 생명의 역사를 여러 장으로 나누는 경계 역할을 한 셈입니다.

지금도 여섯 번째 대멸종이 진행 중일까?

현재 생물다양성 감소를 ‘제6의 대멸종’이라고 부르는 과학자들이 있습니다.

다만 과거 5대 대멸종과 현재 상황을 어떻게 정량적으로 비교해야 하는지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멸종 속도가 자연적인 배경멸종률보다 크게 높아졌다는 데에는 많은 우려가 있습니다.

  • 서식지 파괴
  • 기후변화
  • 외래종
  • 오염
  • 남획과 과도한 사냥

등이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 대멸종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현재 생물다양성 감소의 주요 원인 상당 부분이 한 생물종, 인간의 활동과 연결돼 있다는 점입니다.

5대 대멸종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대멸종 연구는 단순히 어떤 고생물이 언제 사라졌는지 확인하기 위한 분야가 아닙니다.

기후가 빠르게 변하면 어떤 생물이 먼저 피해를 입는지

해양 산소가 감소하면 생태계가 어떻게 변하는지

온난화와 산성화가 함께 발생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생태계가 붕괴한 뒤 얼마나 오래 걸려 회복되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과거 지층은 지구가 실제로 겪었던 거대한 환경 실험의 기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내부링크로 함께 보면 좋은 주제

5대 대멸종 전체 흐름을 이해한 뒤에는 각각의 사건을 따로 살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르도비스기 대멸종은 왜 일어났을까

페름기 대멸종 때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은 어디에 떨어졌을까

삼엽충은 왜 멸종했을까

캄브리아기 대폭발은 왜 일어났을까

이런 주제를 함께 연결하면 생물 다양성이 증가하고 감소하는 지구 역사의 흐름을 볼 수 있습니다.

정리

지구 역사에는 다섯 번의 대표적인 대멸종이 기록돼 있습니다.

약 4억 4,4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 말에는 급격한 냉각과 빙하 확대, 해수면 하강이 발생했습니다.

데본기 후기에는 해양 무산소를 포함한 복잡한 환경 변화가 여러 차례 이어졌습니다.

약 2억 5,200만 년 전 페름기 말에는 시베리아 트랩 화산활동에서 시작된 극심한 온난화와 해양 무산소, 산성화 등이 지구 역사상 가장 큰 멸종을 만들었습니다.

약 2억 1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말에는 중앙대서양 지역의 거대한 화산활동과 환경 변화가 여러 생물군을 사라지게 했고 이후 공룡이 본격적으로 번성했습니다.

그리고 약 6,600만 년 전에는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거대한 소행성이 충돌했습니다.

그 결과 충돌 겨울과 먹이망 붕괴가 발생하면서 비조류 공룡 시대가 끝났습니다.

다섯 사건은 원인이 서로 달랐습니다.

하지만 환경이 생물이 적응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게 바뀌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 대멸종은 생명의 역사를 단순히 끝내는 사건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때마다 살아남은 생물은 비어 있는 생태적 공간으로 퍼져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습니다.

삼엽충이 사라진 뒤 새로운 중생대 생태계가 등장했고, 경쟁하던 파충류가 줄어든 뒤 공룡이 번성했으며, 비조류 공룡이 사라진 뒤에는 포유류가 다양해졌습니다.

결국 오늘날 우리가 보는 생물 역시 수차례의 대멸종과 생태계 회복을 거쳐 만들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5대 대멸종을 한꺼번에 놓고 보면 지구 생명의 역사는 살아남은 강한 생물의 이야기라기보다, 환경이 바뀔 때 우연히 살아남은 생물들이 다음 시대를 만들어온 역사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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